근대 평등사상의 전통과 확산을 통해 본 한국 시민성 형성의 특성

Abstract

혹자는 한국에 시민혁명이 없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우리 근대 시민성이 급진적이지는 않았지만 점진적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다고주장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 연구는 근대화 과정에 왜 혁명적 단절이 벌어지지 않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고, 조선 500년을 관통한 민유방본의 정치철학에 주목했다. 조선 건국부터 회자된 민유방본의 정치철학은 오랫동안 위정자들에 의해 정치적 정당성의 수사로 표출되고, 전용되어오다가 18세기를 경유하며 민의 성장과 더불어 점차 그 혁명적 함의가 민에 의해 실체적으로 표출되기 시작하였다. 이 과정은 18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점진적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 민유방본의 정치철학이 내재화되는 것과 나란히 인간존엄･만민평등사상에 기초한 신분해방사상이 우리 시민성 형성에 중요한 전통과 뿌리로 작용하였다. 이 연구에서 한국 시민성의 특성을 특히 근대 평등사상의 전통과 확산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했다. 근대 평등성을 사료를 통해 접근하는 데 있어 어려움은 신분해방을 직접적으로 표출하고 있는 사료가 많지 않다는 데 있다. 따라서 사료의 생산주체, 정치적 역관계, 사회․경제적 구조 등을 고려하여 관련 사료를 독해하고자 했다. 전체적인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2장은 비판적 사료 독해의 필요성, 제3장은 근대 만민평등사상의 전통과 뿌리, 제4장은 만민평등사상의 확산과 민주의 포지, 제5장은 결론을 제시하였다.

Some researchers have criticized Korea for not having a civil revolution. This study argues that Korea’s modern citizenship was not radical but was formed through a gradual process. Therefore, this study explored the reason for the lack of a revolutionary break in the process of modernization and focused on the political philosophy of “Minyubangbon” (民惟邦本, in which the people were considered the base of the nation), which permeated through the 500 years of Joseon. The political philosophy of Minyubangbon, which has been discussed since the founding of Joseon, has long been referred to as rhetoric for political legitimacy by politicians. As the population grew in the 18th century, the people gradually began expressing revolutionary ideals. This process proceeded gradually from the 18th century to early 20th century. Along with the internalization of “Minyubangbon,” the thoughts of status liberation based on human dignity and equality for all people had a significant influence on the formation of our citizenship. This study examined the characteristics of Korean citizenship, especially in terms of civic equality. The problem faced by this study was the lack of historical records on civil equality. Therefore, we attempted to review related historical records while considering the producers of these records and the political relations and social and economic structures of the time. The paper is structured as follows: Chapter Ⅱ covers the need for critique of historical materials; Chapter Ⅲ, the tradition and roots of the thought of equality; Chapter IV, the spread of the ideology of equality and the patchwork of democracy; and Chapter Ⅴ concludes the pa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