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인체 조각에서 나타나는 재현 방식에 관한 연구 -데이비드 알트메이드와 올리버 라릭의 작업을 중심으로-

Abstract

조각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어떠한 생명을 재현하고 그러한 존재를 표현하는데 그 본질이 있다. 이러한 조각의 본질적 역할은 사람들의 둔화된 신체의 감관을 일깨워 주고, 우리가 몸에 대해 인식하고 지각하는데 있어 새로운 차원으로 도달하게끔 한다. 그러나 시·공간의 경계가 모호해진 현대사회에서 수많은 디지털 이미지들은 사람들에게 마치 실제 조각인 것처럼 지각되게 하고, 이를 수용하는 이들에게 시각적 촉각성을 초래한다. 그로 인해 조각이 온전한 물질로 현존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의미가 상대적으로 퇴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실체로서 제시되는 예술인 조각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 질문에 대한 나름의 돌파구로 본 연구는 동시대 인체 조각에서 나타나는 재현 방식에 대해 알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에서 다루어지는 인체 조각의 범위는 인체라는 대상을 삼차원으로 실체화한 조각들로 한정한다. 연구방법으로는 데이비드 알트메이드와 올리버 라릭의 작업에 대한 비교연구를 통해 두 작가의 인체 조각에서 나타난 비재현적인 속성들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재현하는 방식에서 생겨난 차이점에 주목한다. 첫째, 두 작가의 작업에 나타난 구체적인 대상을 재현하는 방식이 아닌 비재현적인 특성들-무한한 에너지가 내재된 공간, 생성되고 분열되는 비가시적인 물질, 그리고 원형과 복제품을 넘어선 데이터의 변형과 다른 버전들로 생성되는 지점-을 적용한 실체로서의 인체 조각에 대해 분석한다. 둘째, 이를 실체화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물리적인 제작방식에 대해 알아본다. 이를 통해 동시대 인체 조각에 나타난 물질성, 가상성, 데이터, 비인간과 같은 요소들을 발견함으로써, 하나의 존재와도 같은 조각에서 파생되는 복합적인 가치들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보다 확장된 이해를 도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