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책임의 내용과 법적 성격

Abstract

R2P(responsibility to protect)는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주권에 대한 침해와 불간섭의무 위반이 될 수 있는 딜레마에 대한 대응으로 나온 개념이다. R2P는 여러 가지 내용을 포함하는 다면적인 것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과 특징을 가진다. 첫째, 주권을 자국민을 대규모 재앙으로부터 보호할 책임을 지는 것으로 하여 통제가 아닌 책임의 문제로 본다. 둘째, 대규모 재앙으로부터 보호할 1차적 책임을 해당 국가가 이행하지 못하면, 그 책임을 국제사회가 부담하고, 이를 이행하는 국제사회에 대해 국가는 주권침해를 주장하지 못한다. 이를 통하여 국제사회의 인도적 간섭을 주권과 불간섭 원칙에 대한 침해라는 패러다임이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국제사회가 부담하는 책임이라는 패러다임으로 바뀌게 된다. 셋째, R2P는 방지의 책임(responsibility to prevent), 대응의 의무(responsibility to react), 복원의 책임 (responsibility to rebuild)이라는 세 가지 세부책임을 포함하는 포괄적 접근방법을 취한다. 넷째, 국제사회는 보호의 책임을 이행하기 위하여 무력적, 비무력적 조치를 포함한 다양한 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R2P에 대한 국가들의 반응은 간섭을 국제법상 금지되는 무력간섭을 정당화하기 위한 가면에 불과하다는 평가에서 새로운 국제규범으로서 적극 환영하는 견해까지 다양하다. R2P에 대해 우려하는 견해는 다루는 문서마다 그 내용이 조금씩 차이가 있어 명확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불명확성 때문에 자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것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약소국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R2P가 남용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 일방적 무력간섭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 등이다.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안보리의 재량이 제한되는 것과 거부권행사가 제한될 우려이다. 본고에서는 R2P에 따라 취해지는 대부분의 조치는 기존의 국제규범에 따른 것이고, 다만 그 적용과정에 인권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우려는 근거가 약하는 것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본고에서는 우려의 대상인 R2P의 내용을 명확하게 하여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의견 대립이 크지 않은 효율적인 운영방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결론으로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