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무대에서의 뉴미디어 도입과 관객성의 양상

Abstract

문자 문화에서 이미지 문화로의 도상적 전환이 진행되고 있는 동시대의 환경은 연극 무대를 공감각적 지각 체계로서 이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스크린 매체의 일상적 침투에 따른 지각인습과 감성적 변화는 연극을 경험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연극 무대의 성격을 다원화하고 있다. 무대의 구성에서 문자 텍스트인 희곡이 지배적인 요소로 작용하지 않는 ‘포스트드라마 연극’(Postdramatic Theatre)의 도래는, 연극 무대의 공간양식과 관객성이 새로운 기술매체와의 관계 확장을 통해 재정의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포스트드라마 연극 무대에의 뉴미디어는 희곡이 그리는 세계를 하나의 환영으로 재현하는 무대 공간의 총체성과 균질성을 해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뉴미디어는 희곡의 시공간에 갇혀있던 무대를 개방하고, 무대 위 모방체에 일방적으로 몰입하던 관객의 현존감각과 자의식을 일깨우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여기서 관객은 현실과 환영 사이의 접촉면을 인식하게 되며, 현존감은 지속적으로 상기된다. 이에 저 너머, 다른 세계로의 전이를 위한 포털로서의 무대 개념은 와해되며, 극장은 관객의 지각적 참여를 촉발하는 장(場)으로 변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