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 가치평가의 인문학적 관점

Abstract

문화콘텐츠 가치 평가를 경제적 관점만으로 국한시키는 것은 문화콘텐츠의 변별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문화콘텐츠 가치 평가는 문화적 속성과 경제적 속성을 동시에 구현할 때, 성공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해야만 한다. 이 말은 경제적 관점의 가치 평가 시스템 구축이나 평가 모델 개발이 부당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다양하고 적극적인 형태로 평가 지표와 모델이 개발되어야 한다. 다만, 문제는 그것만으로는 우리가 기대하는 문화콘텐츠 가치 평가를 온전히 이루어낼 수 없다는 점이다. 소위 문화콘텐츠의 경제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가치의 구현이 필수적이며, 문화적 가치의 토대에는 인문학적 요소들이 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말이 인문학적 요소들을 토대로한 문화적 가치의 실현만으로 경제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거나 문화콘텐츠의 가치를 온전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문학적인 요소는 문화적 가치 실현의 필수 요소임에 분명하고, 문화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를 구현하는데 필요조건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문화콘텐츠 가치 구현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인문학적 요소를 토대로 한 문화적 가치는 문화콘텐츠 가치 구현의 매우 중요한 한 요소일 뿐이다. 결국 문화콘텐츠 가치 구현의 관점에서 본다면 경제적 가치 구현을 전제로 한 문화적 가치의 구현 전략이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 될 수 있을 테지만, 가치 평가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것은 단지 가치 평가의 전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당위적인 요구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문화적 가치 구현과 평가를 위해서는 전략적 관점의 세분화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화콘텐츠 가치 평가에서 인문학적 관점의 접근은 자칫 당위적 요구 수준에 머물 위험이 있다. 인문학적 요소들이 무형의 가치와 상관된 것들이며, 매우 상관적으로 기능하기 때문에 뚜렷한 지표 설정이 어렵고, 정량적으로 평가는 물론 정성적 평가의 객관화가 지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인문학적 요소들의 평가 지표를 마련하고 평가 모델이나 시스템을 개발해야할 주체들인 인문학자들이 문화콘텐츠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된 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선행 연구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콘텐츠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그 규모와 성과가 날로 성장하는 시점에서 가치 평가의 문제는 더 이상 미물 수 없는 시급한 문제가 되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문화콘텐츠의 가치평가를 위해서는 가치 기준인 경제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로 나누고, 특히 문화적 가치 평가의 첫 단계로 그것의 토대가 되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논의를 진행할 것이다. 인문학은 인간과 인간의 문화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철학, 문학, 역사학, 고고학, 언어학, 종교학, 여성학, 미학, 예술, 음악 등이 인문학의 범주에 속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본고의 관심은 인문학 그 자체가 아니라 인문학적 역량을 바탕으로 문화콘텐츠의 성공적 구현과 그 효과의 지속성 및 확장성을 얼마나 강화할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이 궁극적으로 우리의 삶과 문화를 보다 풍요롭게 하는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느냐에 집중되어 있다. 본고는 문화콘텐츠 가치 평가의 인문학적 관점에 대한 試論的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보 몇 가지 전제에서 출발할 것이다. 그 전제는 1) 문화콘텐츠 가치 평가는 향유와 상관되어 논의되어야 한다는 점, 2) 지향하는 향유의 결과에 대한 설정이 필수적이라는 점, 3) 향유는 구현요소, 향유요소, 상관요소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는 점, 4) 그렇게 도출된 결과를 경제적 가치 평가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이다. 문화콘텐츠 가치평가는 보다 성공적인 문화콘텐츠 구현 및 산업의 발전을 위한 가장 기초적이고 시급한 과제임은 자명하다. 문제는 가치 평가의 목적에 맞는 보다 객관화된 평가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며, 그것은 경제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를 가르는 분리적 관점보다는 양자를 유기적으로 상관하여 보는 통합적 관점이 필수적이다. 그렇지만 그 전제는 각각의 관점에 대한 미세하고 정치한 평가 지표 및 방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요구한다. 따라서 문화적 가치의 토대를 이루는 인문학적 관점의 구체적이고 객관화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에 대한 탐구가 시급한 것이다. 이 논의를 계기로 보다 정치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전개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