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창의성과 상투성 사이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창의성과 상투성 사이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창의성과 상투성 사이

Abstract

창의성은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의 전략적 유용성 안에서 의미가 있다.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이 장르, 구현 미디어, 구성 요소, 타깃, 시장 상황과 규모, 향유 방식 등등의 다양한 요소들의 종합으로서 구현되는 까닭에 이 모든 요소들이 문화콘텐츠 구현의 한 요소로서 전략적인 기능을 담당할 뿐이다. 창의성도 예외는 아니다. 더구나 창의성은 상투성과의 대타성(對他性)을 전제로 전략을 마련해야만 한다. 전제한 바와 같이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에서 창의성과 상투성의 서열은 성립되는 않는다. 다만 그것이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의 한 요소로서, 혹은 문화콘텐츠 구현의 한 요소로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기능하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할 뿐이다. 위에서 살펴본 예와 같이 ‘현재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연구하고 파악해야하는 것’은 창의성보다는 오히려 향유자들이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상투성의 구조, 익숙함의 구조일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선도하고 있는 할리우드에서는 오래전부터 디지털 스토리텔링 창작 도구(Digital Storytelling Authoring Tool)인 드라마티카 프로(Dramatica Pro)를 사용하고 있다. 이 저작툴의 알고리즘은 36,000개 이상의 DB를 바탕으로 주어진 시간, 공간, 주제 등의 조검에 맞는 최적화 스토리텔링 구조를 찾아내어 저작을 진행하게 한다. 이 DB의 토대가 보편성의 구조라는 데는 아무도 이의를 달지 못한다. 해마다 아카데미상의 80%, 에미상의 90%가 이 툴을 사용하여 제작되고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할리우드의 영화와 미드가 세계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는지 아는 좋은 단초가 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향유자들이 선호하는 구조나 기대하는 캐릭터 혹은 사건에 대한 파악 없이 창의성을 운운하는 것은 어리석거나 무모한 일이다. 더구나 그것이 개인적인 창작이 아니라 문화콘텐츠와 같은 대규모 자본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데에 더 큰 문제가 있다. 창의성은 상투성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차원에서 추구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창의성의 ‘새로움’이나 ‘적절함’이 제대로 발휘되기를 원한다면 상투성을 파악하기 위한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 다음에 상투성의 안정적인 향유 방식은 보존하면서 식상하다는 혐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에 방안은 무엇인지, 창의성의 낯섦을 어떻게 익숙한 형태로 향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하는 문제 등은 전략적 차원에서 그 다음에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향유라는 참여적 수행과정이 향유자의 주체적인 영역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전제할 때, 텍스트의 구현 전략, 향유의 토대가 되고 있는 선행 학습의 내용과 패턴에 대한 분석, 향유 방식이나 동기 등에 대한 종합적인 탐구가 수반될 때 비로소 시도해볼 수 있는 지극히 복잡하고 지난한 문제다.